임신 중 가려움은 호르몬 변화와 피부의 건조, 복부나 팔다리 피부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극 등 여러 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피부 건조나 임신에 따른 피부질환 외에도 임신성 담즙정체증처럼 임신 중 확인이 필요한 질환에서도 심한 가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에 뚜렷한 발진이 없는데 가려움이 지속되거나 손바닥과 발바닥을 포함해 밤에 유난히 심해지는 경우에는 산부인과에서 담즙산과 간기능 관련 혈액검사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가려움이 계속된다면 추후 재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처럼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가려움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 출산할 때까지 무조건 참고 계시기보다는 현재 임신 주수와 가려움의 양상에 대해 담당 산부인과에 먼저 말씀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거나 소변 색이 짙어지는 경우, 태동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않고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성 담즙정체증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임신 주수와 담즙산 수치 등에 따라 산모와 아기를 관찰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 자체의 가려움이라면 현재 하고 계신 보습 관리와 시원하게 해주는 방법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환경은 피하고, 피부를 심하게 문지르기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은 뒤 자극이 적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장벽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헐렁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성 담즙정체증의 경우에도 시원한 목욕이나 면 소재의 헐렁한 옷, 일부 보습제 등이 가려움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안내되고 있습니다.
임신 중이라고 해서 가려움에 대한 치료를 전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신 시기와 산모의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치료가 달라지므로 임의로 연고나 먹는 약을 선택하기보다는 산부인과에서 현재 상태를 확인한 후 필요한 경우 피부과 또는 한의원에서 함께 관리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피부에 나타난 가려움만 억지로 줄이는 것보다는 임신이라는 상황에서 몸의 변화와 피부 상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임신 중 가려움이라도 피부가 건조하고 당기면서 가려운 경우와 열감이나 붉어짐이 동반되는 경우, 긁은 뒤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상처가 생기는 경우는 관리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 피부 자체의 회복을 돕고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SBT 원칙에 따라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임신 중 한약이나 침, 약침 등의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에도 임신 주수와 현재 산모의 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물 등을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임신 중에는 모든 한약재나 치료가 일률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반드시 알리고 현재 다니고 계신 산부인과의 진료 내용과 함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가려움 때문에 잠을 계속 설칠 정도라면 단순히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 증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충분히 쉬지 못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다음 날 피로감이 커질 수 있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려움의 원인을 먼저 정확하게 확인하고 임신 중 가능한 범위에서 증상을 줄여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재 임신 몇 주 차이신지, 가려움이 주로 어느 부위에 나타나는지, 피부에 붉은 발진이나 두드러기 같은 변화가 있는지에 따라 생각해 볼 수 있는 원인이 조금씩 달라집니다..